디지털 통화 전쟁, 미국은 이미 게임을 시작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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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문제 제기: 왜 ‘달러’만 남았을까?
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. 그런데 한 가지 묘한 점이 있습니다. 왜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‘미국 달러’에만 연동되어 있을까요?
• 세계 최초이자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USDT(Tether)
• 미국 규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응하는 USDC(Circle)
• 심지어 페이팔, 스크라이브, 스트라이프까지 출시한 PYUSD, StripeUSD 역시 모두 달러 기반입니다.
유로, 위안, 엔화는 어디 있나요?
이 질문은 곧,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금융 세계의 권력 구조를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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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사실 확인: 스테이블코인의 98%는 달러 기반
2025년 4월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1600억 달러이며, 그중 98% 이상이 ‘달러 연동’입니다.

반면, 유로(EUR), 엔화(JPY), 위안화(CNY)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소수에 불과하며, 시장 내 영향력은 미미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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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이유: 달러는 ‘글로벌 결제의 언어’이자 ‘디지털 신뢰의 기준’
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요?
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:
① 달러 = 글로벌 결제의 공통 언어
세계 무역의 80% 이상이 여전히 달러로 청산됩니다.
기업이든 개인이든 달러 기반 자산을 보유하면 환전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.
→ 스테이블코인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로 ‘신뢰할 수 있는 통화’로 달러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.
② 스테이블코인 = 디지털 형태의 달러 확장
USDT, USDC는 은행 계좌 없이도 전 세계 어디서나 ‘디지털 달러’를 주고받게 해 줍니다.
이 기능은 특히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신흥국에서 필수입니다.
→ 달러화의 비공식 확장(Shadow Dollarization) 이 일어나는 구조입니다.
③ 미국의 묵인과 전략적 활용
미국은 자국 내 규제 프레임을 구축하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전면적으로 막지 않습니다.
오히려 USDC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통화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죠.
→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민간이 대신 패권을 확장하는 구조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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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결론: 달러 패권의 디지털 버전이 스테이블코인이다
스테이블코인이 모두 ‘달러’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.
그 이면에는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내재돼 있습니다.
• 달러는 여전히 글로벌 신뢰의 기반이고,
• 스테이블코인은 그 달러를 디지털 세계로 확장하는 도구이며,
• 미국은 이를 통제하기보다 활용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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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코멘트
우리는 종종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탈중앙화 자산에 주목하지만,
실제로 시장의 중심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자산은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입니다.
이 흐름을 정확히 읽는다면, 앞으로의 디지털 경제 질서에서 달러는 물러나지 않고, 오히려 새로운 형태로 지배력을 넓혀갈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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